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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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 리처드 도킨스

조용한 3류 2024. 8. 22. 17:56

안 읽을, 못 읽을 이유가 없다.

 


- 현재 우리는 개체들이 서로에게 이타적이고 관대하고 '도덕적'이 되려는 타당한 다윈주의적 이유를 네 가지 알고 있다. 첫째, 유전적 친족 관계라는 특수한 경우가 있다. 둘째, 호혜성이 있다. 받은 호의에 보답을 하고, 보답을 '예견'하면서 호의를 베푸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 셋째, 관대하고 친절하다는 평판을 얻음으로써 누리게 되는 다윈주의적 혜택이다. 넷째, 자하비가 옳다면 과시적 관대함은 속일 수 없는 진정한 광고의 역할을 한다. 

(중략)

우리의 선사시대 조상들이 자신의 내집단에게는 잘했지만, 다른 집단들에게는 (이방인에 대한 혐오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잘 못했으리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대다수가 더 이상 친족으로 둘러싸이지 않은 대도시에 살고, 매일 두 번 다시 만나지 않을 사람들과 마주치는 오늘날 우리는 왜 그렇게 서로에게, 심지어 외집단에 속한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게까지 잘하는 것일까? (333쪽, 김영사)

-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성(불임이나 다른 어떤 이유로 자식을 낳을 수 없을지도 모를 상대)에게 욕망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울먹이는 불행한 사람(친척도 아니고 보답을 받을 수도 없을 누군가)을 볼 때 어쩔 수 없이 측은지심을 느낀다. 둘 다 빗나간 사례이자 다윈주의적 실수다. 그러나 그것은 다행스럽고 고귀한 실수다. (335쪽)

 

 

- 7장 '선한' 책과 변화하는 시대정신

: 구약성서(p.358~), 신약성서(p.377~), 네 이웃을 사랑하라(p.384~)

: 통독 13번 한 보람을 느낀다.

 

 

- 어느 월요일 미국의 세포학자가 초청되어 골지체가 실재한다는 아주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다. 강연이 끝나자 노학자는 강당 앞으로 천천히 걸어나가 그 미국인과 악수를 하면서 열띤 어조로 말했다. "친애하는 동료여,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내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손이 빨개지도록 박수를 쳤다. 근본주의자는 결코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429쪽)

 

 

- 그것이 바로 내가 갖은 노력을 다하며 사람들에게 '극단주의' 신앙이 아닌 신앙 자체를 반대하라고 경고하는 한 가지 이유다. '온건한' 종교의 가르침은 비록 그 자체로는 극단적이지 않아도 극단주의로 이어지는 공개 초청장이 된다. (467쪽)

 

 

- 유대인 하녀라면 아이에게 세례를 주어 영적인 고아로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토요일이면 난로에 불을 붙일 수도, 집안을 청소할 수도 없었다. 당시 하인을 고용할 여유가 있던 볼로냐의 유대인 집안들이 가톨릭 하인을 고용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모르타라의 일화, 477쪽)

 

 

- 옥스퍼드 주교가 초안을 잡은 편지의 내용은 이렇다.

 

친애하는 수상께

우리 과학자들과 주교들은 이매뉴얼 칼리지의 과학 교육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기 위해 이 편지를 씁니다. 진화는 수많은 분야들에서 다양한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는, 대단한 설명력을 지닌 과학 이론입니다. 그것은 증거를 토대로 수정되고, 입증되고, 심지어 근본적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 학교의 대변인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그것은 기능과 목적이 다른, 성경의 창조론과 같은 범주에 놓이는 '신앙'이 아닙니다.

그 문제는 현재 한 학교에서 가르치는 차원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제안된 차세대 신앙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지를 놓고 점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학 분야들과 종교 분야들이 저마다 합당한 존중을 받으려면 이매뉴얼 칼리지뿐 아니라 그런 학교들의 교과과정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510, 511쪽 미주)

 

 

비가 옳은 사람에게 내리네
옳지 못한 녀석에게도
하지만 옳은 사람이 주로 맞지
옳지 못한 사람이 옳은 사람의 우산을 가져가니까
- 저스티스 바웬 -

*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 (마5:45)

 

 

- 먼저 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부터 말해두자. 종교가 위로하는 힘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설령 우리가 엄청난 양보를 해서, 신이 있다는 믿음이 인간의 심리적, 정서적 안녕에 본질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지라도, 모든 무신론자가 냉혹하기 그지없는 우주적 불안에 자살 충동을 일으킨다고 할지라도, 그 어떤 것도 종교 신앙이 진리라는 증거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540쪽)

 

 

나는 죽어서 썩으면 내 자아 중에 살아남는 것은 없으리라고 믿는다. 나는 젊지 않으며 삶을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사멸한다는 생각에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짓을 경멸한다. 행복은 언젠가 끝난다고 할지라도 그래도 진짜 행복이며, 사유와 사랑도 한없이 지속되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단두대에 설 때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우리는 그 자긍심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인간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올바로 고찰해야 한다.  설령 활짝 열린 과학의 창문들이, 처음에는 대대로 내려온 인간화한 신화들이라는 안락한 실내 온기에 적응되어 있던 우리를 덜덜 떨게 할지라도, 결국에는 신선한 공기가 우리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드넓은 세상이 우리 앞에 장엄함을 드러낼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 '내가 믿는 것' 중에서 | 5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