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그리스도교 사상사 (폴 틸리히) 본문
83년에 4,200원 주고 산 책이다. 30여 년 만에 제대로 읽어보려고 책을 들었는데...
아, 정말... 철학이나 수학 좋아하는 인간들을 이해 못 하겠다...
그냥, 아직도 작은 글자를 볼 수 있다는 선에서 만족하며 버틴다.
오늘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 간의 논쟁 부분을 봤는데...
'원죄'에 대한 인간적 의문을 펠라기우스가 두루 제기해 놓았다.
인간의 죽음은 자연적 사건이고, 아담의 죄가 바로 온 인류의 죄가 아니고... 등등
주욱 읽다가 맨 끝 줄에 시선이 꽂힌다.
선악이 다만 우리들의 자유의지에만 의존하는 것이라면, 종교는 어쩔 수 없이 도덕론에 떨어지고 만다.
그렇다! 종교는 사상이나 도덕과는 다른 그 무엇이 있다.
노자의 도덕경 첫 머리. 도가도 비상도...
따라서 거기서 추구하는 도는 일찌감치 삶의 도덕을 넘어선다.
도교, 종교로 간다.
유교. 인의(仁義)를 따르고 예를 지킨다.
그러면 군자요, 나라는 요순이다.
도덕이다.
불교.
선업도 업일 뿐이고, 무아를 깨달아 윤회를 벗어난다.
종교다.
기독교.
인간의 공의가 아닌
신앙을 통한 은혜에 의한 인의(認義).
따라서 종교...
책 읽는 보람을 조금 느낀다.
그나저나 이걸 언제 다 읽고 '프로테스탄트 사상사'마저 보겠다는 건가...
그건 83년에 4,000원 주고 샀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