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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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죽음

조용한 3류 2016. 1. 25. 11:28

벌써 4일 전이다.

 

어제 유골함을 안고 미타원 계단을 올랐다.

드문 추위라고 했다는데

춥다기보다는 허벅지가 팍팍했다.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에 꿈을 꿨었다.

더러운 물에 떠내려 가는 어머니를 꽉 안았다.

한 치의 미끄러짐도, 한 치의 놓침도 없이 완전하게 안았는데...

여태 어머니 꿈을 꾼 적이 없는 아들의 꿈이 맞을 리 없나보다.

 

인터넷엔 효자들의 소감도 많던데 나는...

그냥 복잡다단한 것 같은 감정들이 끊임없이 밀려온다.

무척 애뜻한 모자 간이었고, 애증도 많았고,

어머니는 내 힘으로는 뺄 수 없는 내 몸의 큰 가시였다.

 

솔직히, 자식 보낼 때가 훨씬 더 괴로왔다.

임종, 안치, 입관.

어머니를 볼 때면, 아버지가, 그리고 딸 아이가 겹쳐 떠올랐다.

 

화요일부터 변화한 상태는

서둘러 목요일 저녁에 일을 끝냈다.

나는 어머니 이마를 쓸어드렸다.

그냥 누우신 모습이었다.

아버지도, 딸아이도 그랬는데

그걸 사람들은 평온이라 부르는가?

 

아이가 태어난 이후 유지된

22와 1/2 년의 비상대기상태가 해제된 느낌이다.

 

그러니 이 헛헛함을

장바구니 들고 저녁 언덕을 내려오시던 모습을 떠올리고

아픈 아이 키우느라 힘들었을 아들 부부를 괴롭히던 모습도 떠올리고... 그러련다.

있는 그대로 떠올림이 가장 올바른 것이라 믿기에.

 

엄마. 이제 형님 만나서 평안하세요.

 

- 아직 이승에 남아 있는 작은 아들.

 

 

 

[ 성남 화장장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