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퍼옴] 시편 13편 <어느 때까지니이까?> 본문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나를 영원히 잊으시나이까 주의 얼굴을 나에게서 어느 때까지 숨기시겠나이까"(시 13:1)
어느 때까지니이까. 어느 때까지니이까.
어느 때까지니이까. 어느 때까지니이까.
이 짤막한 시편에서 이렇게 네 번이나 반복하고 있는 시편 기자의 심정은 얼마나 절박한 정황이었겠습니까?
난치의 질병을 겪고 있을 때,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인간관계의 악연이 그 긴장을 더해 갈 때
이 비명은 누구나의 입에서도 에스칼레이트될 수밖에 없습니다.
상황적 압박 못지 않게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상황은 이 상황에 대처하는 내 영혼의 상황입니다.
상황에 못 견뎌 하는 우리의 육체는 우리의 영혼을 윽박지르게 되고
그때 우리의 영혼은 소위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이 일컬은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게 됩니다.
하나님은 '나'라는 존재를 영 잊어버리신 것은 아닐까?
하나임은 공평함을 잃어버리신, 어쩌면 불공정한 분은 아닌지, 라는 물음에 직면하게 됩니다.
한순간 아니, 어느 일순간 갑자기 모든 존재가 회색의 미몽으로 비치는 그때,
우리에게 모든 것은 '무의미' 그 자체로 다가오게 됩니다.
이 절묘한 순간 우리 모두는 자살의 유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편기자의 언어를 빌리면 '사망의 잠'의 달콤한 유혹입니다.
차라리 사망의 잠이 모든 것을 가장 확실하게 해결하는 대안으로 보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영혼의 어두운 밤을 위해 우리는 기도의 습관을 미리부터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습관적인 기도가 그 어느 날엔 나를 구원하는 결정적인 비책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우리를 보다 객관적인 전망에서 인생 전체를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인생의 리얼리티에 눈을 열게 합니다.
의미가 결코 없지 않았던 지난날의 여정을 보는순간,
우리는 다시 그의 사랑에 매어달릴 수 있고
우리의 영혼은 찬미를 회복하게 됩니다.
오 하나님, 사망이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올 때 진정 다시 기도하게 하소서.
그리고 당신이 사랑이심을 알고 다시 당신을 의지하게 하소서. 아-멘.
-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목사 -
이동원 목사 (묵상의 샘) ( http://daniel.jiguchon.org/index.as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