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성경 읽는 재미 (10) - 사탄의 시험 본문
마태복음 4장
1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사
2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3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4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5 이에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6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되었으되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하리로다 하였느니라
7 예수께서 이르시되 또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8 마귀가 또 그를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9 이르되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
10 이에 예수께서 말씀하시되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11 이에 마귀는 예수를 떠나고 천사들이 나아와서 수종드니라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 때는 의례 기다리는 것이 있다.
싯달타의 경우에는 마왕 파순의 딸이 춤을 추며 유혹하였었던가...
예수님 앞에서는 사탄이 물음 세 가지를 던진다.
난 이 대목에서 두 가지가 찜찜했었다.
하나는, 이 유혹들이 가장 유혹적인 것인가?
또 하나는 그 대답이 유혹의 강렬함만큼 가슴을 채우는가... 였다.
주욱 뭔가 부족했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세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40일 광야를 헤맨, 인간의 육신을 가진 그 분이 떠올랐다.
대체 "인간의 육신"은 무엇으로부터 가장 강렬한 유혹을 받을까?
만약 나라면 어떤 질문이 가장 밑바닥부터, 가슴을, 영혼을 송두리째 흔들까?
일단, "생존의 유혹"이다. 그 징그러운 생존의 유혹...
그 다음, "과연 신은 계신가..." 의 물음.
내가 이렇게 생사의 경계에 놓여 있는데...
나는 헛것을 잡으려 했던 게 아닐까?
남들은 그렇게 입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이라 그러는데, 왜 나는...
그 두 질문을 넘어선다면, 다음 질문이 기다릴 것 같다.
나는, 혹시, 거짓으로 "신"을 찾은 건 아닐까?
세속적 욕망을 그럴싸하게 "신"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게 아닐까?
"없어서" 착한 사람, "있으면" 변할 사람...
그런 생각으로 질문을 하고 나니
예수님 대답은 정말로 가슴을 후벼 판다.
내 감상은,
내게는 완벽한 문답으로 다가왔다.
추신. 누가복음에서는 2번째와 3번째 물음의 순서가 바뀐다.
마지막 유혹으로 무엇이 더 어울릴까?
마태복음의 순서가 "인간의 육신"을 더 잘 묘사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