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성경 읽는 재미 (13) - 도마복음. 에스겔 그리고 UFO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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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읽는 재미 (13) - 도마복음. 에스겔 그리고 UFO

조용한 3류 2018. 3. 20. 22:29

본의 아니게 방에서 3시간 동안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

하릴없이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어느 블로그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주인장이 현재의 개신교에 무척 불만이 많은 모양이었다.

 

블로그에 있던 도마복음, 유다복음, 베드로 계시록...

그리고 에스겔이 UFO를 보았다는 등...

 

 

1. 도마복음

 

114개의 구절로 이루어져 있었다.

1/4 정도는 무척 눈에 익은 구절이었고

네 가지 땅에 떨어진 씨 비유, 겨자씨/누룩 비유, 가라지 비유, 

큰 잔치 비유, 포도원 농부 비유, 잃은 양을 찾은 목자 비유 들이 등장했다.

 

문제는, 조금 낯선 구절들인데...

그들은 맥락을 같이 한다.

 

(도마복음은 그 블로그가 아닌 http://cyberspacei.com/jesusi/light/got/got_commentary.htm 에서 인용함.)

 

[제70장] 1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약 너희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내어 놓는다면, 너희가 가진 것이 너희를 살릴 것이다. 2만약 너희가 너희 안에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너희 안에 너희가 가지지 못한 것이 너희를 죽이리라.”

 

[제84장] 1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가 너희를 닮은 모습을 보면, 너희는 행복하다. 2그러나 너희 이전에 존재하였으며 죽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게 된 너희 모습을 너희가 본다면, 너희는 과연 얼마나 감내해야 할 것인가!” 

 

[제111장] 1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들과 땅이 너희 면전에서 말려 올라갈 것이다, 2그러나 살아있는 자로부터 살아있는 자는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3예수께서 말씀하시지 않는가, “자신을 발견한 사람들은, 그들에게는 세상은 합당하지 않다.”

 

[제113장] 1예수를 따르는 자들이 말씀드리기를, “나라가 언제 올 것입니까?” 2(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라는 그것을 쳐다본다고 해서 오지 않을 것이다. 3’보라, 여기 있다!’ 혹은 ‘보라, 저기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오히려, 아버지의 나라는 이 땅 위에 펼쳐져 있으나, 사람들이 그것을 보지 못할 뿐이다.”

 

 

2. 그 소감

 

신인합일(神人合一).

인도종교의 범아일여, 선도의 우아일체...

헷세의 싯달타를 읽으면서 그 분위기를 처음 접했을까?

인간이 수행을 통해 궁극의 진리와 하나로 된다는...

그 궁극적 진리가 무상이고 무아이면 바로 불교다.

 

집채만 한 파도에서 떨어져 나온 물방울 하나가

자신이 바로 바다와 하나라는 걸 깨닫는 길.

또는 물방울도 바다도 한갓 꿈이었다는 걸 깨닫는 길.

(제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니 이런 문장들을 탓하지는 마시길...)

 

이런 생각들에 익숙한 내가 돌연 개신교로 개종을 하고 말았으니

그것도 불편스런(?) 장로교로...

불교도였던 나한테는 천주교나 감리교가 좀더 편했을 텐데,

나는 장로교로 정할 수밖에 없었다.

(좀더 알고 싶은 분이 계시면 '제가 지금 여기 있나이다.[2]' )

 

언제가 누가복음을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린 적이 있었다.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묻거늘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누가복음 17:20-21)

 

도마복음에 대한 소감을 쓰다보니 그 갸웃거림이 사라진다.

오히려 그 갸웃거림이 커질 수도 있는데...

그게 오히려 내 스타일이었는데...

정말 내 속에 또 다른, 요즘엔 나도 모르는, 내가 있나보다.

 

어쨌든 이름 모를 소녀와 몇 마디를 하고 보니

그 소녀에게 눈길이 안 가는 소년... 그런 기분.

 

 

3. 에스겔. 그리고 UFO.

 

고교 입학을 앞두고 '미래의 유산'이라는 12권 시리즈에 탐닉했던 적이 있었다.

(온갖 그런 얘기들을 잘 모아놓은 책임. 이번에 중앙도서관에 기증해버림.)

그때 읽었었는데, 세월이 한참 흐르니 지하철에 광고가 붙고,

아직도 새로운 얘기인 양 인터넷에 올리는 이들도 있고...

 

이런 류의 얘기에 대한 나의 소감은...

'에스겔'의 목적이 '그룹'에 대한 묘사가 아니었고,

설사 지구의 모든 종교의 신들이 다 우주인이었다고 해도

하나도 풀리는 건 없다.

그렇다면, 그 우주인들은 또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정말, 하나도 풀리는 건 없다.

 

친구 중에 R이라고 있다.

타락한 주류에 질린 그는

억울한 비주류를 찾아 다녔지만

결국 '못 믿을 비주류'라는 독백을 했었다.

'있어도 착한' 줄 믿었던 그들이

기껏해야 '없어서 착한' 자들이었음을 알았다고...

 

 

4. 총 소감 

 

진리가 왜, 반드시, 행간에 숨어 있어야 하는가?

 

이것을 비유로 너희에게 일렀거니와 때가 이르면 다시는 비유로 너희에게 이르지 않고 아버지에 대한 것을 밝히 이르리라 (요한복음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