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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교·감리교·성결교 신학은 어떻게 다른가?
기독교학술원 공개 세미나... 주요 교단 신학적 정체성 탐구
조준영 | 기사입력 2006/05/15 [17:23]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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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계 대표적인 교단들에 대한 신학적 정체성 탐구를 통해 각 교단의 차이와 일치점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성 박사)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박종순 목사)는 15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의 신학적 정체성 탐구’란 제목의 공개 세미나를 열고,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자유주의 신학 등 한국 교계 주요 교단들에 대한 신학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로교회, “스위스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을 계승발전시켜 왔다”
장로교회의 신학에 대해서는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가 강연에 나서, “장로교회는 개혁교회 중에서 장로주의라는 교회정치제도를 채택한 교회를 일컫는다”고 규정하고, “개혁신학은 스위스의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사상을 계승발전시켜온 신학이며, 첫 번째 신학자는 츠빙글리이고 개혁신학의 첫 번째 완성자는 깔뱅이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장로교회의 신학을 크게 로마천주교와 같은 종교개혁시대를 거쳐온 루터교신학과 비교해 설명했는데, 우선 종교개혁의 세 가지 구호인 ‘오직 믿음으로(sola fide)’, ‘오직 은혜로(sola gratia)’,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를 바탕으로 로마천주교와 개혁교회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 목사는 첫째, “구원을 받으려면 선행을 해야 하고, 성자들이 쌓은 잉여분의 공덕은 교회가 비축하고 있으며, 교회에 헌금을 하거나 면죄부를 사면 연옥에 가서 지낼 기간의 얼마를 탕감받을 수 있다는 로마천주교의 교리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그런 이유로 인해 루터를 위시한 개혁자들이 ‘오직 믿음으로’라는 성경적 진리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또 ‘오직 은혜로’라는 종교개혁의 두 번째 핵심주장에 대해서도, “이는 우리의 구원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지와 협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이른바 로마천주교의 ‘신인협력설’ 혹은 ‘공역사상’에 대한 반발로 나온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마지막으로 “로마천주교에서는 성경에만 진리의 원천과 규범으로서의 권위를 부여하지 않고 교회의 권위를 성경의 권위와 나란히 둘 뿐 아니라 성경을 정경으로 결정한 교회의 권위를 강조함으로써 사실상 성경의 권위보다도 우선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하며, 종교개혁의 ‘오직 성경으로’ 주장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이 목사는 이어 “루터가 이신칭의론을 제공하는 로마서를 위시한 바울의 서신에 비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야고보서를 지푸라기서신이라고 격하시킨 것에 반해 깔뱅은 신구약의 모든 성경의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권위를 인정하며 그 상호간의 조화를 입증하는 일에 더욱 힘썼다”며 깔뱅을 계승한 개혁교회와 루터교회와의 차이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감리교회, “장로교회의 ‘이중예정론’ 대신 ‘보편적 구원론’을 제시한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감신대 박종천 교수는 ‘감리교회의 신학’에 대해 설명하며 “감리교회는 신학적으로 교리적 전통성보다는 성서적인 구원의 삶과 바른 실천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며 감리교 신학의 강조점을 ‘바른 체험’ 또는 ‘정통 체험’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감리교 전통에서 체험의 신학은 무엇보다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자비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거듭남의 체험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하고, “거듭남은 성령으로 말미암는 새생명의 체험이며, 하나님의 생명으로 충만하게 되는 성화와 완전한 체험으로 나아간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장로교회와 감리교회의 중요한 차이점인 이중예정론에 대해 설명하며, “‘인간과 천사들 중에 어떤 이는 영생으로, 어떤 이는 영원한 죽음으로 미리 경륜되었다’는 장로교회의 이중예정론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데 이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진리, 정의, 자비에 모순한다”고 감리교회의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이중예정론에 대한 감리교의 대안은 ‘보편적 구원론’이라고 밝히고, “주님은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시며 그의 자비하심은 그의 모든 피조물 위에 있다. 모든 이들에게 한결같으신 주님은 그에게로 부르신 모든 사람에게 자비가 풍성하시다”고 말한 웨슬리의 글을 빌어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중예정론에 대한 감리교회의 비판과 더불어 ‘그렇다면 왜 모든 사람들이 구원을 받지 못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웨슬리는 그들이 멸망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그들 자신이 구원받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며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이 구원받기를 원하시지만 그들의 구원을 강요하시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인간의 자유를 훼손하시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성결교회, “한국인에 의해 시작된 복음주의 교단”
서울신학대학교 목창균 총장은 ‘성결교회의 신학’이라는 제목의 강연에 나서 서구 교회로부터 직수입된 다른 교단과 달리 동경 유학생 출신의 김상준과 정빈이 1907년에 서울에 세운 복음전도관에서 태동된 성결교회에 대해 설명했다.
목 총장은 성결교회의 신학을 ‘개신교 복음주의’, ‘웨슬리 신학’, ‘사중복음’이라는 주제로 압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우선 성결교회 헌법이 성결교회의 기초교리를 ‘기독교 개신교가 일반으로 믿는 복음주의’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다른 개신교 교파와 마찬가지로 ‘오직 성서’, ‘오직 은총’, ‘오직 믿음’이라는 종교개혁의 전통 위에 토대를 두고 있는 점을 들어 다른 교파와의 ‘신학적 보편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목 총장은 구체적으로 “성결교회 신학은 극단적 보수주의와 진보주의, 또는 근본주의와 급진주의 양극 가운데 어느 한쪽에 기운 것이 아니라 중도적 위치에 있다”며 온건한 보수주의 내지 중도적 복음주의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목 총장은 또 “성결교회는 개신교가 일반으로 믿는 종교개혁 전통을 따르면서도, 웨슬리안 복음주의의 특징인 성결을 중시한 것을 자기 정체성의 핵심요소로 간주하고 있다”며 감리교와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이와 함께 감리교가 18세기 웨슬리로부터 직접 유래한 데 반해, 성결교회는 웨슬리를 계승한 19세기 미국 성결운동으로부터 유래한 점을 들어 감리교회와 신학적 차이점이 있음을 밝혔다.
목 총장은 이어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사중복음을 강조하는 것이 성결교회와 다른 교단과 구별되는 차이점이요 특징이라고 설명하고, “이 사중복음를 두고 전도 표제냐 교리냐의 문제냐의 논란을 벌일 것이 아니라 전도표제로서 사중복음에 대한 신학적 해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성결교회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1백여명의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참석했으며, 한신대 김경재 교수와 장신대 김명용 교수가 각각 ‘자유주의 신학’과 ‘신정통주의와 개혁주의 신학’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한국기독교학술원 이종성 원장은 “신학자들 외에는 장로교니 감리교니, 성결교의 차이를 잘 모른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각 교단의 차이를 잘 알 수 있고, 이해를 통해 잘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세미나 개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