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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개종한 다음날 나는 첫 기도를 드렸고 두 번째 성경 통독에 들어갔다. 두 번째 읽으니, 조금이라도 지식이 느니, 읽기에 좋았다. 레위기도, 민수기도, 열왕기도 재미있어졌다. 다윗은 여전히 좋았고, 욥은 더 좋아졌고 요한복음은 정말 좋았다. 그런데, 그런데 바울서신이 문제였다. 특히 로마서만은 첫 번째 읽을 때보다 오히려 싫어졌다. 나중엔 답답하고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성경을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마누라는 그런 내가 안타까웠는지(수상했는지?) 목사님이 로마서 설교를 시작했다며 교회에 데려가려고 했다. 그 바람에 몹시 다퉜지만, (부부싸움 내용은 관심이 없을 것 같아 제외함.) 그 와중에도 불교 생각이 안 난 걸 보면 참 신기할 뿐이다. 원래 나는 성경과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 서서히 구체적..
나는 연초에 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현재는 섬길 교회를 정하려는 중인 50대 중년이다. 혹시나 비슷한 처지의 분들에게 보탬이 될까 해서 그 동안 내 마음이, 내 생각이 흘러갔던 자취를 적어볼까 한다. [1] 편은 기독교로 회심하는 대목까지이다. 나는 절에 다니지는 않았지만 불가의 가르침을 삶의 최고 가치로 삼았었다. 마누라가 종교 탄압(?)을 하면 방에 들어가 신묘장구대다라니를 108독하거나 관세음보살을 만 번 부를 정도는 되었다. 개종이 있던 그날 오전까지, 별 다른 징후는 없었다. (혹시 관심 있는 분은 글 '개종' 참조하시길.) 지난 11월, 마누라의 기독교 권유를 '충분히' 들어주기 위해 나는 성경을 일독했다. 감명을 받은 부분도 있었지만, 신앙을 흔들지는 못했다. 연말에는 대혜스님의 서장을 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