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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책 소개 중편 2편과 단편 3편. [중편] 융합문학의 밤 '융합'이라는 단어가 과잉된 세상. 잉여인력을 재교육하는 이공계 연구소에서 거창하게 과학과 문학의 융합을 내세우며 '문학의 밤' 행사를 개최하는데... [중편] 달까지 걸어가기: 어느 비주류 과학자의 비망록 유언 내용은 ESP, 즉 초감각지각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그 연구에 전 유산을 사용하고, 아니면 고인이 다니던 교회에 기부해 달라는 것이다... [단편] 소설강 이야기 스무 살이 되던 해, 고교 동창 셋은 마흔이 되는 해 6월에 함께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밤이었다... [단편] 정말, 옛날 옛적에 "근데, 이 중희란 친구는 왜 방학 때만 만나는 거니?" 선생님은 알듯 모를 듯 미소를 지었다. 석우는 그날을 끝으로 중희와 ..
작가의 말 스무 살 봄에서 다음 해 여름까지 우리 집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집에 왔던 녀석은 몇 개월이 지나 몰래 첫 외박을 나갈 정도로 고양이다웠다. 어느 여름 저녁, 틀림없이 오늘도 집에 없으려니 하면서 이름을 불렀을 때, 녀석은 놀랍게도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야옹' 하고 대답을 했다. 혼자 조용히 달을 바라보다가 마치 나보고 옆으로 오라는 듯이 부드럽게 고개를 돌리며……. 나와 녀석은 나란히 작은 정원에 쪼그리고 앉아 한참이나 보름달을 쳐다보았었다. 중편 '고양이 혁명'은 녀석과의 추억을 쓴 건 아니다. 나는 그 녀석이 나보다 더 하염없이 달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그런 의문에 고양이마저 갑자기 떠나보냈던 서글픔을 더했을 뿐이다. 2014년 여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