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세월호 참사, 정말 두려운 건... 본문
가슴이 답답하고 터질 것 같다. 남들처럼.
도대체, 터무니없다.
생각이 정리가 안된다. 그러니 짜증만 난다.
승무원들이 뻔뻔하게 구조될 때,
아이들은 방송에 따라 가라앉는 배에서 기다리기만 했다는 보도.
구원파와 해피아, 아니, 관피아라는 단어.
구조를 위해 여럿이 출동했건만, 제대로 된 건 하나도 없다는 느낌.
위에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은 하는데
밑에선 더 중요한 게 있다고 하는 느낌.
정권 5년에 레임덕 빼면 3년,
그것만 견디면 결국은 우리가 승자라는,
알고 보니 그런 뱃심 두둑한 집단이 있었다.
이른바 '공직에 있는, 있었다는 사람들'. 그 이름, 관료.
그런데 그들보다 더 무서운 건
우리가, 아니, 사람들이 서로 교감하지 못한다는 것.
'다이빙 벨'과 '대통령 조문에 등장했던 할머니'.
O와 X가 시간에 따라, 방송에 따라 엎치락 뒤치락 한다.
대체 이 작은 한반도, 그것도 반쪽에서 확실한 건 무언가?
가장 두려운 건 O와 X의 여부보다 교감의 여부다.
마치 원수들이 일만 생기면 서로 칼 들고 싸울 것 같은 분노.
게다가 발달된 IT 기술은 분주히 증폭까지 시키며 사방으로 실어 나른다.
통일까지 가는 길에 얼마나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까?
아니, 세월호 얘기에서 통일까지, 왜 그렇게 널을 뛰냐고?
아니다, 내 생각엔 이게 바로 세월호 얘기다.
가장 소중한 자식을 잃고 암담할 분들이
하루종일 바다만 바라보며 눈물 지을 분들이
앞으로 무슨 낙으로 살겠는가?
지금은 온 세상이 위로하는 것 같아도
앞으로 슬픔은 온전히 유족 몫일 텐데,
게다가 부교감의 인간들로부터 어이없는 상처를 입을지도 모르는데,
이놈의 세상이 여전히 똑같이 지옥이라면
대체 그분들이 무슨 낙으로 버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