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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귀정굴 탈출기 (7)
(7) 그들은 석순을 밟고 목말을 태웠을 때 동굴 천장에 닿을 만한 장소를 영역을 나누어서 찾고 있었다. 밀려드는 물에 통로가 막혔는데도 자신들이 계속 숨을 쉴 수 있다는 건 어딘가 외부와 통하는 곳이 있다는 걸 의미했다. 물론 동굴 벽에 뚫려 있는 구멍들이 그것일 수 있었지만 그 작..
글/단편소설
2015. 2. 4. 12:13
귀정굴 탈출기 (6)
(6) 젊은 여성인 조유나가 먼저 볼일을 본 것은 남자들에겐 불행 중 다행이었다. 일단 방수 배낭이 화장실로 유용하게 쓰였다. 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조심해서 작업을 해도 동굴 안의 공기는 조금씩 호흡할 때마다 힘들어졌다. 그러나 그 덕분에 남자 넷은 생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
글/단편소설
2015. 2. 4. 12:12
귀정굴 탈출기 (5)
(5) "아니,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건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언제 죽어도 괜찮다던 염교수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휴대폰도 안 터지고…… 연락할 방법이 없을까?" 하사장이 물었다. 민중기가 마치 조유나 대신처럼 고개를 옆으로 젓더니 다시 뺨을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정신 사납게 동..
글/단편소설
2015. 2. 4. 12:09
귀정굴 탈출기 (4)
(4) 귀정리(歸正里) 처녀가 자신을 겁탈하려는 병사를 피해 뛰어 들어간 곳은 귀정굴이었다. 그녀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더 이상 마을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를 범하려는 자는 적군인 왜군이 아니라 조선을 구원하려고 온 명군이었다. 그녀는 귀정강가를 내달리다가 수풀 속으로 뛰어들..
글/단편소설
2015. 2. 4. 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