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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된 것처럼
그냥 내가 느낀 거다.'발견'도, 물론 '깨달음'은 절대 아니다. 죽음에 종류가 있더라.삶을 바라보게 하는 죽음,반대로 죽음을 바라보게 하는 죽음. 어릴 때 형을 보내고난 이 세상이 반쪽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20대에 아버지를 보내고는다른 아들들처럼 오히려 이 세상을 바라보았고40대에 딸아이를 보내고는그냥 미칠 것 같았다. 나도 한때는 아빠였던 터라 세월호의 아빠들을 떠올려본다.그 분들도, 맨뒤에서 버티고 있을 것이다,남은 자식을, 아내를 떠올리면서. '힘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그리고 생각보다 도인들이 그렇게 많더라.그런데 그들이 돌아서서 주머니의 동전을 셈하거나,때로는 뒤통수까지 치는 걸 보고,'힘내라'는 그 말이 가장 듣기 싫었다.창문을 닫는 건 바람이 차기 때문이다. 마음이..
고통에는 내성이 없나 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피할 수도 없는 미칠 것 같다는 말로도 부족하고 하늘의 멱살이라도 쥐어뜯고 싶은... 내년이면 10년일 그 날들이 떠오른다. 이번에도 실종자 모두가 돌아오는 기적은 힘들겠지만 이번에도 기적은 없었다는, 그 말만은 제발 듣고 싶지 ..
초나라 이야기 이 글은 멀고 먼 곳에 있는 나라, 초나라 건국의 신화이고 성장의 역사이고 지금 그곳의 현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지구 대한민국 성남의 한 찜질방에서 시작됐다. 모두가 잠든 밤에 젊은 초는 울분을 삭일 수 없었다. 초 같은 세상, 초 같은 세상... "우리가 없으면 어찌..
데일리 모이스춰라이징 바디... "글자를 하나씩 보는 게 아니라 뭉터기로 본다는 거야. 짜, 장, 면, 이렇게 한 자씩 보는 게 아니라 척하는 순간에 '짜장면' 전체를 보는 거라고." 중2때였다고 기억한다. 어떤 녀석이 그렇게 말을 길게 하는 바람에 우린 짜장면이 불을까 몹시 걱정했었다. 아..
대통령 꿈 이 글은 내가 어릴 적에 대통령이 되는 꿈을 꾸었다는 얘기가 아니다. 내 꿈속에 대통령이 등장했다는 얘기다. 사실 나도 또래들처럼 초등학교 1학년 때 잠시 장래 희망으로 대통령을 꿈꾼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곧 과학자로 바꾸었었다. 물론 과학자가 무언지는 몰랐겠지만. 흔..
머리 깎은 이야기 우리 때는 대부분의 중학생들이 빡빡머리였다. 머리 길이를 '2부', '1부'라고 불렀는데, 대부분 2부로 깎았고, 1부는 손으로 만지면 따가울 정도로 짧았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자 꿈에도 그리던 '스포츠 형' 머리가 허락되었다. 중학생 때는 '스포츠'가 반항이라면 고등학생..
말보다 실천을 초등학교 시절에는 매주 학급회의를 해서 주훈을 정하고 '착한 어린이', '나쁜 어린이'를 뽑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쁜 어린이'를 뽑는 발상이 참 희한했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때 단골로 '나쁜 어린이'가 되다가 전학 가버린 아이가 있었다. 몇 년 뒤에 중학교에서 만났..
개똥철학 대학에 들어가니 말발이 센 사람들이 참 많았다. 그때 1, 2학년 남학생들은 문무대와 전방에 입소해서 병영교육을 여름방학에 받았었는데, 그곳에선 문, 이과들이 섞이는 바람에 순진무구한 동네에선 듣지 못했던 음담패설을 참 많이 들었었다. 금지됐던 걸 빨리 맛본다고 뭐가 ..
알함브라 궁전 2007 '꽃보다 할배'에서 알함브라 궁전이 나왔다. 문득 고양이 3마리가 떠오른다. 벌써 7년이... 녀석들 무얼 하고 있을까? 에베소에서 보았던 검은 녀석도 돌마바체 궁전에서 보았던 그 녀석도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떠들석한 관광지 정문 옆에서도 별일 없이 늘어지게 잘..